다산 정약용 공원의 아침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피어납니다.
짙게 깔린 안개는 세상을 조용히 감싸고,
그 사이로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햇살은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산등성이를 타고 넘나듭니다.
정적을 깨우는 것은 멀리서 들려오는 고니들의 힘찬 합창 소리.
따뜻한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고 돌아갈 고니들의.
서로의 안부를 묻는 다정한 속삭임인지, 아니면 아침을 깨우는 활기찬 인사인지 요란하고도 정겨운 울음소리가
빈 하늘을 가득 채웁니다.
비록 눈앞은 안개로 흐릿하지만, 고니들의 날갯짓처럼 우리 마음속에도 따스한 봄이 이미 도착해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차가운 공기 아래, 아직은 겨울의 흔적이 남은 폭신한 길을 한 걸음씩 내디뎌 봅니다.
발끝으로 전해지는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며, 안개 넘어 어딘가에서 조용히 기지개를 켜고 있을 봄의 기운을 상상합니다.
뿌연 안개를 가르며 나란히 날아오르는 고니들처럼......




2026. 0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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