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가의 외딴집이 겨울 속에 잠겨 있습니다.
주인 할배 부부는 추위를 피해 아들네로 여행을 가셨는지
마당 앞 고목 작은 구멍에는 우편물이 몇 장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눈 덮인 밭을 바라보며 상상 해 봅니다.
지금은 고요하지만, 눈이 녹고 봄바람이 불면 할아버지 부부가 다시 돌아와
마당에 쌓인 눈을 치우고, 삽을 들고 밭을 고르며 말씀하시겠죠.
“올해는 양배추가 더 잘 되겠지?”
그때가 되면 딱따구리 구멍에 꽂혀 있던 우편물도
“이게 언제 온 거야?” 하며 꺼내 보실 테고,
잠자던 밭도 다시 사람의 손길을 받아 천천히 깨어날 것입니다.
지금은 눈 속에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는 시간.
하지만 이 고요한 겨울도 결국 봄을 위한 긴 준비일 뿐입니다.
*이곳 외딴집을 4계절 찍고 있다
이 곳에서 양배추 농사를 지으시던 할아버지는 작년 가을 돌아가셨다는 이웃 주민의 말씀.
삼가 애도의 마음을 전하며 봄을 기다려 다시 가서 양배추 밭의 변화를 담아야겠습니다.
2026. 03.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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